예상했던 좌익 성향의 책이 아니다. 햇빛 정책을 통해, 민족을 화해시키고자 했던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일어난 연평도 해전으로부터, 천안함을 거쳐 마지막 전투까지, NLL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의 시작과 심화 과정, 전문성을 가진 해군과 육군 중심의 합참 사이의 비합리적 명령 체계와 정당하지 않은(병사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합찹의) 작전의 하달, 시대와 정권에 따라 말과 NLL에 대한 태도와 북한의 의도를 편한대로 뒤집고 주무르는 언론과 당시 책임자들을 날카로운 시선과 당시의 기록, 관련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틈새 없이 분석한다.
"원하건대 한 집에 한 명 밖에 없는 귀한 자식들을 한 명도 상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이 손을 들어 주면 남은 삶을 하나님 말씀대로 살겠습니다"
영토 분쟁은 대외 관계를 의도적으로 긴장시켜 국민을 흥분하게 하는, 극우세력의 정치적 수단이다. 영토 분쟁을 유발해 민족을 선동한 독재자는 반드시 망했다.
힘들었다. 한 줄 한 줄 읽어 나가기가 힘들었다. 대개 다른 책들은 받자 마자 후다닥 읽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럴 수 없었다. 소홀히 읽을 수도,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도, 편한 마음의 지적 탐구로서의 책읽기가 불가능한, 나의 이야기, 우리 땅, 나를 구성하는 사회 구성 시스템 안에서 생긴 일이기 때문이다. 떨쳐버릴 수 없는 안타까움과 분노가 휘몰아쳤다. 다섯 번의 서해 전쟁을 통해 우리는 어리디 어린 아직 내 눈엔 아이에 불과한 내 아들 또래의 병사들을 잃었다. 막, 엄마 품을 떠나, 정직하게 군대 가서 해맑게 "나라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명령을 따르다가, 거기에서 개죽음 당했다.
우리가 알고있는 북방한계선 nll은 미국에게는 공해이고 북한에게는 자신들의 영해이다. 우리에게는 정치적 이용해 쯤 된다. 한국정부가 미국과 중국의 서분해안을 사실상 공해로 인정해 줌으로써 중국 어선이나 미국 군함은 한국정부와 아무런 협의 역시 활개를 치고 있다. 오직 북한에 대해서만 출입을 통제하고 우리의 영해라고 주장하는 아주 이상한 경계선으로 nll 개념이 설정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