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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밖 여운/교양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벼락치기

[도서]우지은의 스피치 시크릿 21

우지은 저
퍼플카우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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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서 잘나가는 책들의 제목을 보면 대략 뉴스를 안보고 살아도 시대의 커다란 흐름을 읽을 수가 있다. 우후죽순 거의 책방계의 소음 수준으로 마구 쏟아내는 자기계발서들 중에서도 스피치 책이 눈에 띈다는 것은, 그만큼 발표능력이 하나의 스펙이자,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의 하나임을 말해준다. 전에 우연히 자기계발 서적 목록에서 스피치 관련 서적을 보았을 때는 책을 읽게 될 일은 없을 거라고 알았다. 그런데 우연히 고등학생들에게 인공지능과 관련된 특강 요청이 있어서 얼떨결에 맡게 되었는데, 좀 막막해졌다. 업무와 관련한 전문적인 브리핑이나 프리젠테이션을 했던 경험으로만 그냥 수락을 했던 건데, 인공지능이라는 굉장히 포괄적인 주제와 무서운 중2를 얼마 지나지 않은 아직 철부지 고등학생들이 대상이라는 사실에 막막함이 느껴졌다. 취소할 수도 없고.. 이런 내용은 컨텐츠의 전문성보다는 발표자가 얼마나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그런데 횡설수설의 갑인 내가, 막상 이런 포괄적인 주제로 말문을 열면 얼마나 두서없이 횡설수설할지가 뻔하다. 그래서 스치고 지나갔던 책이 스피치 관련 도서다. 이웃님이 책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추천좀 부탁드렸더니 소식이 없어서 그냥 아무거나 샀다. 가장 판매가 많이 된 책일 거다.


Openning / closing

스피치의 기초단계는 이상적인 목소리를 만들고 전달력을 높이는 톤과 같은 소리를 다듬는 단계다. 이 부분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단계이고, 하루 이틀 사이에 완성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므로 생략한다. 어떤 경우이든 청중앞에 섰을 때의 가장 맨 처음이 가장 긴장되고 어색한 순간이다. 이 때를 망치면 계속 망치고 이 때를 잘 넘기면 스스로도 긴장이 풀려 청중과 좋은 유대 관계를 가지고 함께하는 스피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안녕하십니까? 누구누구입니다. 지금부터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따위는 아마추어라고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오프닝의 세 가지 전략이 있다. 


1. 청중에게 질문을 던져라

2. 공감할 만한 문구를 인용해라. 인용문의 중요 단어에 빈칸을 넣고 청중의 다양한 얘기를 들어본 뒤 정답을 천천히 공개한다. 적절한 속담을 인용할 수도 있다

3. 연관있는 일화나 시사 이슈를 말하라. 자신의 얘기로 서서히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과연 tv 강연을 보면 시작에서 확 흥미를 느끼게 하는데, 질문을 던지거나, 특히 자기 얘기를 하는 강사에게 흥미를 많이 느낀다. 살면서 배운 것과 책으로 배운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스토리텔링은 오프닝 뿐만 아니라 스피치의 과정 중 핵심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매혹적 경험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여, 스토리를 메시지와 연결시킨다.  클로징도 다르지 않다. 인상적인 문구를 이용하고 긍정적 미래로 기대감을 갖게하고 구체적 행동을 콕 집어 지시한다.


논리적 구성 OSC

스피치의 골격은 Openning - Storytelling - Closing으로 구성되나. 정보전달을 위한 프리젠테이션에서는 전체적인 내용을 한 눈에 보여주는 Overview가 추가되어 OOSSC법칙을 적용한다. Opening->Overview ->Storytelling->Summary->Closing이 그것이다. 긴 스피치일 수록 오프닝에 이어 전체 스피치의 큰 그림을 보여주는 오버뷰 단계가 있는 것이 좋다. 숲을 먼저 보여주고 세부사항을 보여주면 더 잘 기억하고 흡수하는 것이다. 청중과 교감하고 설득력있는 스피치를 얻기 위해서는  OPREMP(Opening Point Reason Example Move&Point )법칙을 적용하는데, Point는 초반에 관객과 관계 형성이 잘 이루어졌을 때 스피치의 핵심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Reason은 청중에게 내가 전한 메시지를 설득해야 하는 단계다. 내가 주장하는 이유 배경 등을 먼저 밝혀야 한다. Move&Point는 클로징에 해당하는 단계로 주제를 다시 한 번 요약하고 포인트를 강조하여 청중이 이를 깊이 새길 수 있도록 한다. PREP법칙은 논리적으로 간결하게 핵심만 전해야 하는 스피치로 직장내에서의 보고나 회의 면접 등에서 이용한다. 결론(Point)-이유(Reason)-사례(Example)-결론(Point)


ECN

스피치의 기본단계로 ECN 법칙이 있다. 예를 들고 Example, 인용하고 Cite, 숫자를 제시Number한다. 예는, 청중이 수긍할만한 구체적인 사례다. 청중은 계속해서 같은 주장을 하는 것보다 '예를 들어서'라는 말에 귀를 더 쫑긋한다. 인용은 권위자의 말을 빌려오는 것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사람의 말을 빌려온다면 당연히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사람들은 객관화된 숫자를 좋아한다. 구체적인 숫자가 주어지면 보다 선명한 생각을 얻을 수 이있다


마법의 숫자 3

크게 작게 3개의 덩어리로 나눈다. 주제는 서론,본론,결론으로 나뉘고 본론은 3 개의 소주제로 각각의 소주제는 다시 세 개의 근거로 나누는 식이다. 키워드는 딱 3개로 압축하고 강조에도 3의 법칙을 이용한다. (너, 나 우리)(왔다, 보았다, 남아있다)(내 일, 내 곁에있는 사람, 내가 하는일)


이지 화법.

쉬운 것도 어렵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수다. 리뷰를 쓸 때도 자주 느끼는데, 내가 쓴 글을 나중에 읽어보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책에 대한 리뷰는 어렵다. 잘 이해하고 감동을 받았을 때에야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자신만의 언어로 된 감상문/리뷰/서평이 나온다. 말은 특히 일회성이라 듣는 순간 이해하지 못하면 다시 되돌려 들을 수 없다.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말하고 주어는 짧게, 명사형을 반복하지 않는다. 중요성이 대두됨, 향상을 위해 등등의 단어는 중요해지고, 향상하기 위해 등으로 고친다. 긴 문장을 짧게 쪼개 말한다. 쉬운 단어로 풀어 말한다.


프로들의 기법

김창옥 교수의 반복기법. 따라하기다.  다이돌핀. 무슨돌핀이요?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 감정을 이야기하라. 끄덕끄덕 맞아맞아의 반응이 나오도록 공감할 수 있는 사소한 감정을 이야기한다. 부모자식간의 애틋한 마음, 도전에 대한 두려움, 설레임 등. 청중이 누구인지에 따라 현재 느끼는 감정을 읽어내는 것도 공감대 형성에 중요하다. 나도 당신과 똑같다는 점을 어필하라


추상적 단어를 피하고 세부 묘사를 한다. 고유 명사와 숫자를 넣어 말한다. (구체적 정보를 기억하고 메모하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색깔을 표현하는 단어나 시각적 청각적 미각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해 눈앞에 생생히 그려지는 듯한 묘사를 한다. 졸졸졸, 띵똥띵똥, 퍽, 보글보글, 보드라운 뺨, 쓱싹쓱싹 비벼, 등이 그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충격적 사실을 제시하는 것도 청중의 집중을 모을 수 있는 전략이다. 


시적인 표현도 하나의 전략인데, 빗대어 표현하거나 의미를 과장하고 리듬을 넣어 말하는 것등이 그것이다. 특히 내게 인상적인 충고는 습관어(어, 응, 자, 사실, 정말, 그쵸 등)를 피하라는 것이다.  습관어가 빠지고 그 자리에 여백을 넣으면 작은 긴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위의 내용이 책의 핵심을 정리한 것으로 중요한 내용은 대략 요약한 것이다. 유용한 내용은 많지만, 사실 짧게 요약하면 그렇게 엄청나게 풍부한 지식이 포함된 것도 아닌데 필요 이상으로 두껍고, 공백이 너무 많고, 그래서 내용에 비해 값이 비싸졌다. 직업적 전문 강사들이 많아지는 만큼 스피치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생존 노하우인데 이런 책을 써서 내는 것 자체가 이런 분야의 교과서적 서적이 없는 상태에서는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것이 살짝 아쉽다. 그래도 이 책 하나만으로도 막막한 상태에서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