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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밖 여운/교양

일본 부자들의 53가지 습관

[도서]부자의 집사

아라이 나오유키 저/김윤수 역
다산4.0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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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이런 직업 혹은 서비스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본에 있으면 한국에도 이름은 다르지만 있을 것 같다. 책을 지은 사람 직업이 집사인데, 집사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버틀러&컨시어지 주식회사. 여기서 하는 일은 부자들에게 식사 준비, 운전기사, 재무 스케줄 관리, 비즈니스 자문에 이르기까지 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가장 가까이에서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일을 한다.  집사의 고객은 큰 부자들이다. 총자산 500억원 이상, 연수입 50억원 이상이 고객의 조건이다. 저자는 직접 고객들을 수행하면서 부자가 부자가 된 습관을 기록해서 책을 냈다고 적혀져 있다. 


부자가 되려면 투자를 잘 해야 한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나 테슬러의 일론 머스크처럼 자기 머리를 써서 자기 사업을 하고, 그것으로 다시 투자를 하고 큰 부자가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본의 자산 500억 정도의 부자라면 투자가 바탕이 된다. 돈이 돈을 버는 일. 그것을 어떻게 했는지가 부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한 사항이다. 가장 기본적인 투자 법칙 제 1순위는 불에 타는 것은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폐는 불에 넣으면 타버린다. 건물은 타지만 토지는 절대로 타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애당초 태울 수 없는 것도 있다. 특허와 같은 권리다.  전쟁이나 천재지변에 상품이 사라지지 않는가? 회사나 국가가 파산해도 가치가 남는가를 생각한다. 두번째는 투자 승률을 10%로 한정한다는 사실이다. 주가가 10퍼센트 하락하면 주저없이 매도를 한다. 


빠른 손절매는 주식투자를 하는 부자들의 공통전략이다. 한 번의 승리로 아헙번의 패배를 메우고도 남을 만큼 이익을 내기 때문에 더 큰 손해를 보기 전에 10%가 하락하면 팔아치운다. 최저가의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원칙이다. 그 이유는 가장 비싼 물건에는 프리미엄이 붙어 있기 때문인데, 경기가 쇠퇴하면 가격이 하락할 폭도 크다. 그리고 가장 싼 집은 애초에 프리미엄이 없어서 하락할 확률도 적다.부자들의 공통점은 가계 결제용 계좌를 따로 만든다.그가 만난 부자들은 취미도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특별한 취미를 만들고 거기에 몰두하다 보면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겨 종종 사업의 기회로 연결된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취미를 즐기다보면 그 취미에서 나오는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사업을 할 수도 있게 된다. 우리는 텔레마케터들이 권하는 상품은 의심을 해보는데, 그 이유는 그렇게 수익이 많이 남는다면 회사가 그렇게 돈을 많이 들여서 광고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부자들 역시 남이 권하는 상품은 의심해본다. 오히려 수익이 나는 투자 상품은 은행이나 증권회사에서 숨기고 있기 때문에 직접 영업사원을 만나고 대화해야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금융 소비자에게는 은행에서 제시한 가격인 이자에 대해서도 흥정한 권리가 있으므로 실제로 흥정해보는 것도(쥐꼬리만한 예금을 들면서 과연 통할지는 의문) 좋은 아이디어다. 부자들은 신축된 집을 사지 않는다. 신축건물은 깨끗하고 좋지만, 살기 시작하는 순간 곧바로 30퍼센트 넘게 가격이 떨어진다. 또한 실제 가치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부자들은 중고(?) 주택을 구해 수리해서 산다고.


이 책에는 부자들이 투자하는 비결 뿐만 아니라 부자들의 소비원칙, 부자들의 인간관계, 부자들의 금전철학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 첫번째 투자 원칙의 맨 앞쪽 몇 가지 앞 문단에서 소개한 부분은 유용했다. 소비원칙은 부자가 된 상태에서는 유용하겠지만, 현재 부자가 아닌 상태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1000만원짜리 와인으로 500원을 번다는 소비의 원칙은 뭐냐하면, 파티에서 1천만원짜리 와인을 제공함으로써, 그 사람들(아마도 잠재적 고객)을 감동시켜 그 인간관계에서 돈을 벌게된다는 상상인데, 내 주변에는 1천만원은 커녕 10만원짜리 와인을 대접해도 그걸 10만원짜리 와인을 대접해도 그걸 알아먹을 사람이 몇이나 될 지 모르겠고, 우선 이런 거 필요없고 소주나 혹은 맥주나 마시고 열심히 달리자고 할 인간들이 훨씬 많을 거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만난 집사들은 대개 10%의 번 돈은 기부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돈을 번 이유가 운이 좋아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운을 운이 없던 사람에게 나누어 갖는걸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 부자들은 자기들에게 따라준 운과 사회 구조적 희생을 생각하는지, 자기가 이렇게 열심히 해서 돈을 모았다고 대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부자들의 인간관계와 부자들의 금전철학은 우리가 부자가 되겨면 혹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가져할 태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을 사귈 때 손익을 계산하지 않으며 대접받기보다 대접하기를 즐기며, 작은 신뢰를 중시하고 감사의 마음을 갖고 등등등 도덕적인 이야기들이다. 금전 철학에서 눈에 띄는 것은 투자 상품은 10년 주기로 생각한다는 것과 절대로 돈을 빌려주지 않고 돈을 주라는 것(그 이유는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그리고  크게 부자들은 자식들의 학교를 엄청 좋은 사립 학교에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이유는 거기에서 좋은 인맥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따라한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보면 집사가 만난 일본의 부자들이 대략 어떤 가치 철학과 행동을 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돈이 그들처럼 많지 않고, 그들처럼 주식운도 따라주지 않았고, 그들과 관심사와 사회 경제가 취한 환경도 다르므로 일본 서적이 우리의 사회에서 돈을 벌기 위한 절대적 지침서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들의 행동을 엿보고 몇몇 금전적 습관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고는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