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리더 우수과학도서 읽기 캠페인에서 받은 두번째 책은 데이비드 디머의 <최초의 생명꼴 세포>로 원작은 2011년 출간되었고 한국에서도 뿌리와 이파리에서 2011년에 번역 출간된 비교적 최근의 책이다. 생명과학은 과학의 발전 속도와 함께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따라서 생명과학에 대한 책들은 주제도 많이 세분화되어 있고, 읽을 거리가 넘쳐난다. 나야 뭐 같은 내용을 읽어도 언제나 늘 새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새로운 발견들이 풍부하고 책의 종류가 많아지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이 책은 누구나 가장 관심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최초의 생명에 대해 다룬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생명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보통 추측하기에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것들이 가장 적은 생명의 단위라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그럴까. 불행하게도,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전문적인 과학자가 내놓는 대답은 '아직까지(2011년)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의는 없는 형편(p11)'이라는 것이다. 생명이란 복잡한 현상이므로 최선은 그 복잡성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다 모아 하나가 된 것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라면 그것을 제외하고, '최소 성질집합'만을 진술하자는 것인데 저자가 여기에 포함할 것들은 세포 칸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들로 합성된 중합체들(polymers), 중합체를 구성하는 핵산과 단백질인 생중합체, 아미노산과 뉴클레오티드끼리 엮어서 합성되는 에너지 단위체,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핵산, 대사반응속도를 높여주는 촉매 구실을 하는 효소 등을 포함한다. 그러니까 생명의 기원은 정말로 멀고 먼 분자 생물학의 영역인 거 같다.
불모의 행성에서 이렇게 복잡한 분자계가 생겨나게 되었는지 궁금한데, 이 책에서는 순환, 칸막음, 조합화학을 묶어서 '물, 광물표면, 대기 중 기체 들이 유기화합물 및 에너지원과 상호작용하면서 일어나는 떠오름 현상'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요악하기 어려운 긴 여정의 시작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떨어진 불덩어리로부터다. 40년전 바위만한 운석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상공을 갈랐을 당시, 우리는 우주의 기원에 대해 알고 있는게 거의 없었다. 현재 우리는 '우주가 언제 시작되었고, 은하계, 별, 행성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등의 기본적인 물음에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모른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그것은 완전한 허구를 바탕으로 하기도 한다. 티끌만한 먼지만한 힌트로부터 우리는 상상에 다른 상상을 얹고, 과학적 사실에 부합되는 것들이 조금씩 걸러지고 증명 가능한 유효한 상상만이 남게 되었을 때, 그것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앎이라는 놀라운 세계로 인도한다. '과학적 방아질을 견뎌내고 살아남아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시금석이 되어주는' 좋은 상상들이 모아져서 우리는 우리를 우리로 만들게 한 최초의 생명의 그 기원에 대해 그 전보다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책은 챕터별로 어디에서 생명이 시작되었을까, 언제 생명이 되었을까로 시작하여, 탄소, 에너지, 세포, 복잡성, 촉매, 진화, 삽성생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내용을 커버하며 차근차근 설명한다. 매우 자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어려운 것도 많았다. 뿌리와 이파리 과학 시리즈로, 가지고 있는 책들 모두 마음에 든다. 하나씩 모을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