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 실적(?)이 저조하다.
핑계를 찾아보니, 아무래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때문인 것 같다. 이짓도 꾸준히 하다보니 글쓰기를 대하는 내 태도가 이지고잉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부담이 별로 없이 생각을 포착한다는 의미로 쓰게 되고, 책을 읽고 후기를 쓰는 일은 이제는 후루룩 뚝딱 쉽게 써진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복병을 만난다. 마콘도 마을과 아우렐리아노, 아르카디아, 우루술라 같이 주인공의 이름들과 지명들이 읽은지 한달이 넘도록 입가에 맴도는데도, 그 내용을 어떻게 포착해야 할 지 모르겠다. <백년의 고독> 얘기다. 그럴 땐 쓰지 말고 그냥 다음 책을 읽으면 된다.
그런데
꽤 오래전부터 읽다가, 갑자기 속도가 붙어서 지난 달에 끝났는데, 정말 재밌다. 내가 이런 판타지에 재미를 붙이는 사람이 아닌데, 주제와 제목에 <책>이라는 말이 붙어 있으니 뭔지 몰라도 강하게 끌어당기는 게 있어서 읽기 시작했다. 문장이 복잡하지 않고 모험담이 많아서 ebook으로 듣기 기능으로 들어도 무난하다.
허버트 조지 웰스의 단편이 세 개 들어있고, 호손의 단편 하나, 그리고 또 다른 단편 2개 이렇게 총 6개 정도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이제는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여러 작가의 단편들 중 환상적인 것들만 추려낸 것이다. 전에 현대문학 10권 세트 행사할 때 산 단편문학 세트에 허버트 조지 웰스가 있어서 그의 단편을 읽을 기회가 있었지만, 여기에서 처음으로 읽었다. 책을 받고, 몽실까페에도 가입했고, 다음 책 낼 땐 소소하게 보태고 싶게 만드는 예쁜 책이다. 일러스트가 좋았다.
단편집이어서 하나씩 틈틈히 읽었는데, 거의 다 읽었다. 낯선 시대, 낯선 문화와 조우하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우리나라의 근대 문학은 교과서에서 많이 접해봤지만, 비슷한 시기의 중국이 어떤 차이를 가졌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개화기의 신지식인이 구습을 바라보는 시각, 친숙하면서도 이질적인 풍경이다.
안티고네, 오이디푸스왕, 클로노스의 오이디푸스와 이렇게 소포클레스의 세 희곡이 들어있다. 문예출판사 버전이랑 살짝 헷갈려서 엉뚱한 걸 올려놓고 어? 왜 들어있는 작품이 읽은 책이랑 다르지? 하며 혼자서 헤매다가, 내가 읽은 책이 을유문화사 버전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이북을 읽다보면 표지에 신경쓰지 않아 이런 일이 종종 (아니 처음이구나) 일어날 거 같다. 역자가 독일에서 공부한 철학자로 보이는데, 번역의 가독성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다.
엘리엇님의 추천으로 읽은 이 책은 19세기 북유럽 소설이다. 리뷰를 쓰긴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나중에 올릴 계획. 고전임에도 고전같지 않고 미래지향적이라고 해야 할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분인데, 이런 책도 읽게 되고, 이웃을 잘 두면 더불어 똑똑해지는 거 같다(엘리엇님 감사). 강추
이벤트 도서 밀린 것도 짱많다. 나오미 울프의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공간의 세계사>와 이번 혼불문학상 수상작 <고요한 밤의 눈>, 그리고 사이언스리더에 신청한 책 2권 엄청 시간 걸리는 책인데.. 아직 안받았으므로 일단 스킵. 이 세권은 아직 다 읽지 않았다. 공간의 세계사는 세계사를 통사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신청해서 받았는데, 아 그 딱딱한 느낌.. 내게는 만만치 않다. <고요한 밤의 눈>은 처음 부분은 뭐야 이거 너무 흔한 소재잖아 했다가 읽으면서 점점 빠져들어가고, 아 그게 그 흔한 소재가 아니었구나 싶은, 역대 혼불문학상(세권 읽었음) 중 가장 훌륭한 작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하면서 빠져들게 되는 책이다. 역시 2/3정도 읽었다. 요즘 차가 없어, 버스타고 다니는데 버스에서 틈틈히 읽는 중, 술술 잘읽힌다. 강추강추
빠진 게 있어서 다시 수정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저/공경희 역 |
[YES24]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