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인명촌 - ![]()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컬처그라퍼 |
어릴 때 고추장을 담그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장독대가 있는 집에서 자랐으니 간장이나 된장도 집애서 다 담갔을텐데 늘 궁금하기만 할 뿐 실제로 담그는 모습은 보지를 못해ㅛ다. 고운 고춧가루를 찹쌀떡인지 찹쌀죽인지 그런 끈적끈적한 반죽에 넣고 메주가루와 뭔가를 넣고 엄청나게 큰 주걱으로 휘젓는 걸 봤는데 그 찹쌀떡 반죽이 물처럼 묽은게 아니라서 무척 힘겨워보였지만 동내 잔치 하듯 여러 사람이 와서 거들었던 것 같다.
채 한 세기가 지나기도 전에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던 발효 식품들은 시골이 아닌 이상 마트 진열대의 상품이 되었고 그것들은 무늬만 발효지 실은 화학적 공정으로 발효한 맛을 흉내낸 것에 지나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발효식품이라고 포장하고 광고하여 나가고 그 식품글 속에는 우리 땅에서 난 우리 농작물의 자취는 흔적조차 히미하다.
1년전에 산에서 주워온 땡감으로 감식초를 담가보았다. 다른 과일보다 초산 발효가 잘된다고 들어서 그냥 여기저기 상처나고 흠집난 감들늘 잘 씻어 밀폐 유리병에 담아둔 것 뿐이었다. 초산균이 들어가게 밀폐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 처음엔 뚜껑을 키친타월로 덮어 고무줄로 막아놨으나 남편이 얼마 안있다가 꼭 닫아버려서 저놈이 발효가 되는건지 썩어가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었는데 1년 후 얼마전 위쪽에 생긴 맑은 물을 커피 필터에 걸러 맛을 보니 잡내 전혀 없는 그야말로 천연 숲에서 떨어진 천연 발효 식초였다. 1년전 감식초 담글 생각을 했을 깨 한상준의 식초독립이라는 책을 사서 읽긴 했지만 종초를 이용해야 하고 뭔가 까다로와 그냥 대충 인터넷에서 주워 들은 상식으로 감으로만 시도를 했는데 시간이 식초를 만들어준 것을 생각하면 정말 뭔가 너무 뿌듯하고 대견스럽다.
명인명촌의 저자는 긴 시간을 두고 정성을 다해야만 결실을 이룰 수 있는 식품을 옛 방식 그대로 기계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환경과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사명감과 함께 식품을 생산하는 가히 명인니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전국 각지를 누볐다. 컨셉은 약간 먹거리 엑스 파일 비슷한데 식당이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고 대개 천천히 시간이 흘러야 완성되는 슬로우 푸드들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간장, 된장, 식초, 술, 토하젓, 참기름, 우유와 요구르트, 천일 토판염, 매실 고추장, 토종꿀 등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전국 곳곳 발품을 팔며 알려지지 않은 숨은 장인들이 만드는 특산품을 발굴해 생산자들의 진심과 삶을 전하는 명인명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서였다. 책을 읽으면 정말 과연 먹고 없어질 음식들에 저렇게까지 정성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을만큼 외골수로 정성을 들이는 경우가 많아 당연히 그 제품에 관심이 생긴다 . 생산자의 이름과 제품들을 검색하니 이런 제품들늘 하나로 묶어 명인명촌이라는 브랜드를 하나 탄생시킨 것 같다 .정말로 순수하게 옳은 먹거리만을 탐구해온 장인들의 솜씨만을 추려내어 그것을 하나의 브랜드 내에 통합했다면 이것은 좋은 먹거리룰 찾는 사람에게나 또 그렇게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게나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압구정 현대백화점에도 남품하고 있는 듯하고 인터넷 홈쇼핑에서도 판매를 하는 것 같은데 물론 이 책에서는 소개되지 않은 제품도 눈에 띈다.
식초 한 병을 만들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과 씻고 담고 기다린 과정을 생각하면 몇천원 하지도 않눈 공장표 식초를 두고 왜 그짓을 하는 것이며 또 그런 제품을 값비싸게 사먹어야 할까 라눈 회의가 들 수도 있지만 시간은 정직한 것이고 시간이 가져다주는 것들은 가치가 있다.발효 과정중 단백질은 소화하기 쉬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알갱이가 작고 생산량이 적은 개량되지 않은 토종 곡식이 유기농 환경에서 화학적 오염으로부터 보호된 채로 식자재로 사용되면 그만큼 풍미와 직접된 영양소를 제공한다.
토종벌이 90프로 이상 죽었던 2009년을 회상하던 토종벌꿀 생산자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양봉을 치면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를 따라 북쪽으로 옮겨가므로 그 꽃과 꽃피는 시기가 다른 꽃들의 수정이 벌들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과실 나무가 열매룰 맺지 못한다눈 것이다 따라서 한 곳에서 계절의 변화에 따라 피고 지는 꽃들을 날아다니며 풍성한 수정을 맺게 해주는 토정벌꿀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농작물도 풍부하게 열매맺는다는 것이다 . 또한 벌이 분봉하눈 과정울 설명한 것도 재미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