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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밖 여운/교양

규슈에서 먹고 보고 즐기기

[도서]루루부 규슈

JTB Publishing 저
더북컴퍼니(TheBookCompany)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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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개인에 따라 큰 편차가 있지만 견학이나 순례와 같은 특정한 목적이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가까운 곳으로의 짧은 여행은 세 가지 목적으로 모아진다. 보기, 먹기, 즐기기가 그것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는데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지 두 달 가까이 되어 가니 풍월은 못읊어도 일본어 글자를 보면 이게 무슨 뜻인가 궁금해 하는 버릇이 생겼다. 루루보는 각각 관광 먹기, 즐기기의 뜻인 미루, 타베루, 아소부의 끝글자 세 개를 이어붙여 만든 가이드북 이름이다. 일본에서 루루부 시리즈는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많이 팔려서 이 책이 나온 현재 4,772 종이 출간되어 있다고 한다.

사진과 그림 표, 지도, 인포그래픽스와 말풍선 등으로 제공하는 정보는 앞에서 말한 먹기, 즐기기, 보기의 세 가지 면에서 매우 실용적인 정보들을 빼곡히 보여준다. 큰 사이즈와 함께 종이질, 컬러 사진, 배치 등에서 여성 잡지와 같은 느낌을 주는데, 너무 많은 사진들과 정보가 한 페이지 페이지마다 꽉꽉 들어차 있어서 어디부터 보아야 할지 난감할 정다. 특히 사진없는 정보가 없을 만큼 컬러플한 이미지가 압권이다. 국내 어떤 가이드북에서도 볼 수 없는 활발하고 생생한 느낌을 준다. 

총 69개의 여행지가 코스별로 소개되고 그 여행지에 대한 먹거리 볼거리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별도의 페이지에 할당되어 있다. 현과 현 사이를 이동하는 데 필요한 정보, 각종 대중 교통편과 자동차주행거리 , 날짜별 기온, 주요 관광지의 접근성등이 한 눈에 들어오게 차트와 지도 인포그래픽스로 리드하고, 각 지역별로 개괄적인 정보가 첫장에 펼쳐지는데, 여기에는 해당 도시의 지도, 대중교통노선, 핵심 방문 포인트, 해당 지역에서 유명한 선물 먹거리 등을 미롯해 상세 지도가 제공된다.

페이지를 넘기면 더 넘기면 각 관광지별로 해당 지역의 각 여행 코스별로 상세한 가이드가 나오는데, 여행플랜에 이 코스의 방문시 필요한 도보 시간과 먹고 보고 하는 모든 시간까지 계산해서 전체 코스에 소요되는 시간과 코스의 이동 경로 및 스케줄표가 각 코스의 주요 정보와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여행자들이 도시를 여행할 때 가장 열심히 찾으면서도, 꾸준히 변하기 때문에 책에서는 찾기 어려운 것이 쇼핑과 먹거리인데, 이 책은 도시의 여행자들의 구미에 맞도록 특히 먹거리 소개가 상세하다. 어디 가면 맛집부터 찾는 한국인의 구미에도 딱 맞는다. 각 골목별로 무엇이 유명하고 어디를 가면 뭘 사야 하고 어디에선 뭘 먹어야 하고 하는 정보들이 한 가득이어서 애꿎은 시간을 부정확한 블로그나 인터넷 정보에 의지하며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일본식 돈코츠 생라면이 유멍한 지역과 나가사키 짬뽕을 파는 곳을 별도로 찾아내 입맛을 다셨는데, 메모해 가지고 다닐 필요없이 책만 들고 다니면 되기에 위로와 기대가 모아졌다.

일본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기에 별 생각 없이 규슈라는 제목에 끌려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일본에서는 그렇게나 많이 팔린 책이 이제서야 번역되었다는 게 좀 의아하다. 또한 이 루루보 시리즈에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유명 도시와 관광지에 대한 책이 있을 것이어서 다른 도시를 여행할 때도 참조할 수 있도록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일본의 출판사가 만든 것이니, 일본 내 정보는 해외 여행지에 대한 정보에 비해 훨씬 더 정확하고 세심할 것이다. 


푸알라룸푸르에 갔을 때 역 정보를 책(일부러 가장 최근 출간된, 가장 유명한 브랜드 책을 샀었다. )에서 잘못 알려준 바람에 반나절을 손해봤던 경험이 있는데, 짧은 해외 여행 일정에서 잘못된 책 때문에 엉뚱한 역에 가서 헤매고 다시 돌아오고 버스 시간 놓치고 하는 일은 엄청난 손해여서 손해배상까지 청구할까 생각했던 나로서는 가이드북의 가장 중요한 점은 정보의 정확성으라 생각한다. 제대로 업데이트되어 있지 않은 채 쏟아지고 있는 해외 판권의 다른 여행 시리즈들과 비교했을 때, 곰국도 아닌데, 한 번 조사한 정보를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우려내지 말고 정보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하는 것만이 이 시장에서 신뢰로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정보의 보고이다. 시간표, 주소, 전화번호, 쇼핑정보, 먹거리 식당 정보와 각종 관광지의 개방시간, 축제 기간 및 행사 안내 등 꾸준한 업데이트가 앞으로의 관건이라 하겠다. 책을 들고 다니면, 확인하게 되겠지만 관광회사와의 연계로, 조금이라도 바뀐 정보는 얼른얼른 업데이트하고, 그것이 번역본에도 바로바로 반영되기를 바란다.  


표지가 조금 만화스러워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무엇보다 많은 정보가 작지 않은 한권의 책 에 매우 냉후한 밀도로 압축되어 있고, 현대의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자잘한 정보들을 세심하게 구석구석 배치한 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부록으로 꽤 쓸만한 상세지도가 제공된다. 30페이지 분량이다. 본문 내에서도 작은 상세 지도들이 페이지마다 몇개씩 제공되지만, 본문에 언급되는 장소는 지도의 인덱스와 연계되어 찾을 수 있게 표시되어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