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 두고 먹는 글라스자 샐러드 - 와카야마 요코 지음, 황세정 옮김/니들북 |
도시락으로 유리병에 담긴 음식이라면 어떨까. 유리의 특성 중 무겁고 깨지기 쉬운 단점만 피한다면 유리의 투명함과 친환경적인 요소는 음식을 청량하고 신선하게 유지하고, 시각적으로도 맛있어 보이게 한다. 책 표지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고, 앗 기발한 아이디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유리병 아이디어가 좋은 이유를 들어보자.
샐러드는 사서 바로 먹어야 한다는 생각.
그 이유는 채소류는 금방 시들해지고, 더더욱 드레싱이랑 섞어 놓으면 조금만 시간이 남으면 드레싱에 야채가 절여지고 맛없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드레싱과 따로 보관해 두면, 다시 꺼내 섞는 것도 귀찮아져서 냉장고에서 뒤채이다 결국 시들어서 버리게 되는 게 여분의 샐러드들의 운명이다. 그런데 만일 일정한 크기의 병에 그대로 뒤집어 접시에 담으면 맛있는 비주얼이 되살아나고 별도로 드레싱을 다시 준비할 필요 없이 같이 그 때 섞딘다면 어떨까. 그래서 일단 시도해봤다.
집에 있는 재료로 드레싱을 먼저 바닥에 깔았다.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유를 듬뿍 부어준 후, 그 위에 미역, 두부, 오이, 토마토, 모짜렐라 치즈를 순서대로 넣었다. 계란과 사과도 함께 넣으려고 했는데, 애초에 병을 너무 작은 것을 선택했고, 다 먹고 나니, 앗 너트류도 넣을 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병을 들고 나거 도시락으로 이용해서 그대로 먹어도 되고, 냉장고에 둬뒀다가 꺼내서 그대로 접시에 부어 그냥 먹어도 된다. 그게 글래스자 샐러드의 컨셉이다.
갑자기 웬 샐러드 식단
급히,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야채들을 이용했기 때문에 샐러드의 재료가 조금 허접하다. 영양상으로는 약간의 단백질까지 골고루 갖추었을 듯하다. 특히 요즘 읽고 있는 책 <그레인브레인>에 따르면 인류 최대의 건강의 적은 탄수화물이다. 그 책 리뷰할 때 다시 얘기하겠지만 게다다가 <그레인브레인>에 의하면 우리가 꺼려했던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LDL 을 포함해서 우리 몸에 좋고 뇌의 활동에 필수적이다. 부족하면 오히려 뇌질환이 생긴다. 팔랑귀의 특성상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적어도 그 책에 빠져서 생활 패턴이 바뀌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요몇일 샐러드를 먹는 이유는 그 <그레인브레인> 때문이다. 다행이도 우리가 주식으로 매일 먹는 밥은 글루텐 함량이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단순히 탄수화물만으로도 혈당을 올리고 대사 과정에서 온갖 화학 작용으로 인해 자가면역질환이나 기타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밥없이 어떻게 사나. 더더욱 빵과 국수 귀신인데..
토끼풀만 샐러드가 아니다.
영양과 균형잡힌 식단을 고려해서 이것저것 섞고 그 재료에 맞는 드레싱을 올리면 샐러드다. 책에서 소개하는 글래스자 샐러드에는 토끼들이 좋아하는 것들 뿐만 아니라, 고양이나 개들이 좋아할만한 단백질 식품들과 여러 종류의 익힌 음식들이 잘 균형잡힌 음식들이다. 패밀리 레스토랑 가면 샐러드 바 라고 불리는 부페식들이 있는데 샐러드의 개념을 그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아래 사진처럼 참깨드레싱(1/2Ts, 맛술2Ts, 간장 1Ts, 술1ts, 식초1TS, 설탕, 무조청 두유) 을 밑에 깔고 끓는 물에 샤브샤부용 쇠고기를 익히고 어울리는 재료들을 함께 담아 냉장고에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접시에 꺼내면 된다. 오른쪽 접시에 담긴 것의 이름은 방방지 누들로, 닭가슴살과 중화면을 주제료로 하고 방방지 소스(지마장, 간장, 미초, 마늘 생강, 두반장, 설탕, 참기름)를 올린 요리다.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 요리가 군침돌게 청량한 유리병에 담겨 있다. 일본인이 저자라 쉽게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재료들도 많아 조금 안타까웠지만.. 샐러드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식생활에도 응용할 수 있는 소스 만드는 방법들도 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