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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밖 여운/교양

[최준식, 지영해]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UFO를 믿느냐 마느냐하는 것은 신을 믿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하는 것만큼이나 불가지론적이어서 사실 관심을 가질 이유도 의지도 여유도 없다. 우리나라처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종교끼리 종교의 각 분파끼리 심지어는 같은 종교 같은 교회 안에서까지 분열을 일삼는 무리들 속에서 살다보면 그 많은 신들 중 어떤 신이랑 친하게 지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이나 UFO를 믿는 것에도 수많은 선택지들이 따라다닌다. 그것들이 물질이냐 아니냐라는 근원적인 물음에서부터 다른 견해를 갖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두 UFO 전문인이 대화를 시도하면 말이 통할까.  좀 서로 다른 맣을 하는 것 같긴 해도 아쉽게도 격한 충돌은 없었다.


종교학자 최준식 박사는 UFO가 물질이 아닌 에너지로 이해한다. 신학자 지영해 박사는 UFO를 물질로 보고 외계 생물체의 존재를 믿으며 또 황당한 외계인 납치 주장과 외계인과의 1세대 2세대 혼혈인의 등장까지도 믿는다. 두 사람 모두 종교학자이므로 사실상 UFO를 과학적으로 규명한다는 말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다. 우선, 그들이 학자로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오랫동안 끈질기게 어떤 분야를 탐구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것이지  박사 혹은 학자 그리고 교수라는 권위가 UFO 분야에 주어진 것은 아니니 저자들은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UFO를 연구하는 학문적 분야가 따로 있느냐고 따진다면 사실 그런 건 없으니까 누구든 어느 분야에서건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가진 관심을 깊이있게 연구한다면 전문가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나, UFO가 우주의 어딘가에서 오는 것이며, 물질이든 아니든 어떤 우주와 천체 물리학적 연구가 바탕이 되지 않고, 외계인의 존재와 혼혈인의 존재까지 언급한다면 적어도 유전학적인 백그라운드는 어느 정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야 과학적인 탐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어쨌든 두 저자의 생각이 종교학적인 백그라운드와 신념을 어느 정도 바탕을 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UFO의 존재를 주자하는 사람들의 견해를 파악할 수 있겠다. 


과학적으로는 물론이고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되지 않는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운 사건들의 목격자들이 나타났을 때,  그럴싸하지도 않은 해석으로 UFO설을 퍼뜨리고 그것이 UFO라고 확신하고 연구하고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사진 조작이거나 구름이거나 새이거나 그런 것들이 순간적으로 기이한 각도로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일부 사람들에게 마치,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그 모양이 표준 UFO 모양이라고 인식된, 비행접시로 확신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저자들에 의하면 비행조정사들 사이에서 유에프오는 너무나도 자주 목격되기 때문에 당연히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라고 한다. 어쨌든 그런 여러가지 기이한 비행물체와 외계인 납치 경험 등과 같은 사건들이 그럼 무엇이냐, UFO 스토리만큼이나 황당한 집단 무의식이 만들어낸 환상. 환각 등으로 해석된다. 

[ㅊ

종교적 불가지론자들은 종교를 가끔은 믿기도 하고 가끔은 불신하기도 하지만 논쟁은 불구경이다. 내면의 목소리가있으면 어쩔래 하고 물어서도 아니고 없다는 논리를 과학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만큼 깊이 있는 지적 탐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다. UFO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 힘으로는 없음에 대한 논리를 펼 수도 없거니와 이 책에서 펼치고 있는UFO를 믿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납득이 되는 편이라기 보다는 어머 신기해라 그런 일들이 있었구나 차원의 흥미다. 그러나 두 저자의 주장 중 어떤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느냐 라고 판단하라고 한다면 외계인 혼혈 2세까지 멀리 나간 지영해 박사의 주장보다는 유에프오는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비물질이며, 우리의 지식 세계 너머에 있는 영적 존재로 해석하는 최준식 박사 쪽에 줄을 서겠다. 


두 사람은 유에프오와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고차원의 문명을 가졌고, 지구의 환경 문제에 경고를 주기 위해 최근 몇십년간 자주 나타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선진국들은 유에프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연구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미국의 경우 UFO는 허상이고 들여다볼 가치도 없다는 결론, 영국의 경우 자연현상으로 해석, 프랑스의 경우 존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을 알아두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