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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밖 여운/교양

[아오야마 모토오]자동차 구조 교과서

자동차가 움직이는 원리는 언뜻 생각하면 단순하다. 연료가  연소하면서 어떻게든 운동에너지를 발생시키고 그것을 동력으로 바퀴가 움직이면서 앞으로 가는 장치다. 그런데 왜 늘 뭔가가 복잡하고, 뭔가가 늘 말썽일까. 그 구조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작년에 출간된 같은 출판사의 비슷한 제목의 책, <자동차 정비 교과서; '카센터에서도 기죽지 않는 오너드라이버의 자동차 상식-자동차 교과서 시리즈>가 자동차 정비에 대한 실무적인 내용을 매우 알기 쉽게 차근차근 설명한 책이라면 이 책은 정비 이전의 구조, 어떻게 차가 동작하는지 그 상세한 내부 구조를 완전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를 위해 아주 친절히 쓰여진 책이다. 


구조 교과서라고는 했지만 사실 책을 펼쳐 읽기 전까지는 책을 읽음으로써 그렇게까지 차의 내부 동작 구조를 이해하게 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모든 엔지니어적인 서적이 그렇듯, 책으로 무언가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가능하지 않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때 정비소에 가서 기사와 대화를 할 때 !@#@#$%$%^&&*(*&와 (&^*(&%^%*를 갈아야 한다고, &*()&*()&)$#%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만 갈아도 될 것을 *()*(&^&^%%^^^^&까지 갈아야 한다는 따위의 알아먹을 수 없는 말에 알아듣는 척 하고 아 네 네 하며 거금을 들여야 안심하고 차를 굴릴 수 있는 현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적어도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을 때에는 그 단어가 뭘 말하는 건지라도 대략 알아듣고 싶어서 읽기 시작하였다. 

놀라왔다. 차가 동작하기 위해 필요한 아주 기초적인 물리학, 그러니까 마찰력과 구동력, 위치 에너지와 운동에너지와 비탈길, 주행 저항 등과 같은 매우 기본적이고, 이미 중고등학교 때 배운 상식으로 알고 이어야 했음에도 알지 못했던 동작 구조의 기초부터 설명해서, 차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 하나 하나의 원리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차의 본질은 달리고, 멈추고,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자동차의 이 세가지 능력 즉, 구동, 제동, 조항을 실현하는 수많은 크고 작은 장치의 집합이 자동차이다.  노면과 타이어 사이에서 마찰력이 발생하면 차는 전진하고, 이것이 바로 구동력이다.그러나 마찰력에는 한계가 있어 그 한계를 뛰어넘은 커다란 힘으로 타이어를 회전시키면 마찰이 발생하지 않고 타이어가 공회전한다. 우리가 어릴 때 배운  관성의 법칙은 물체가 운동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인데, 자동차에 적용하는 관성의 법칙은 엔진의 힘을 이용한 구동을 멈춰도 그 시점의 속도로 계속 나아가는 성질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점점 속도가 줄어드는데 이 힘이 주행저항이다. 구동력이 주행저항보다 작으면 감속되고, 구동력과 주행저항이 같으면 정속이고, 구동력이 주행저항보다 크면 가속된다. 에너지보존의 법칙 역시 자동차가 달리는 것을 설명하는 주요 물리법칙이다. 어떤 상태의 에너지가 없어졌다면 반드시 그만큼의 에너지가 다른 형태로 바뀌었다는 것을 말한다. 움직이고 있는 물체가 지니고 있는 에너지는 운동에너지고,  주행중인 자동차의 엔진이 정지하면서 주행저항에 따라 속도가 줄어들면 운동에너지가 줄어드는데, 이것은 열 에너지로 전환된다. 


이와 같은 자동차의 기본적인 원리가 알기 쉽고 간단하게 설명된 후, 엔진의 기본 구조부터 실제 동작 구조의 설명이 시작되는데, 피스톤과 실린더가 어떻게 연소하는지에 대해 매우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차의 가장 핵심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총 8개의 챕터를 통해 자동차가 달리는 메커니즘, 엔진의 기본 메카니즘, 엔진을 작동시키는 메커니즘, 엔진을 보조하는 메커니즘, 바퀴에 회전을 전달하는 메커니즘, 자동차를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메커니즘, 바퀴와 바퀴를 지탱하는 메커니즘으로 각 부품들의 구조를 분류하고, 그 장치들의 동작 메커니즘을 그림을 통해 두 페이지당 하나의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조까지 소개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 초보자가 보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모든 장치의 부품을 그림과 함께 배치하고, 그 동작구조를 설명해놓았다는 점이다. 책을 읽고 나니, 이제 차가 친숙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