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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밖 여운/교양

그림으로 보는 자연

[도서]자연해부도감

줄리아 로스먼 저/이경아 역/이정모 감수
더숲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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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도서로 추천

초등학교 때 읽은 어린이/청소년용 과학 책들이나 자연 교과서에 설명을 보조하기 위한 일러스트 그림들이 생각난다. 조금 복잡한 구조의 텍스트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그림이 곁들여지는 것이다. 특히 생명과학에 관련된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생물들의 생김새들을 확인하려면 사진과 그림 같은 텍스트 외적인 자료가 필수다. 자연 해부도감은 일반적인 텍스트 북과는 반대로 책의 구성 대부분이 그림으로 되어 있고, 텍스트는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최소로 제공한다. 그러니까 그림으로 읽는 자연의 생태서라고 볼 수 있다. 거의 그림으로 제공되는 책이므로, 수준이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독자가 충분히 자신의 지식 내에서흥미를 보일 수 있는 책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집근처 통나무집으로 주말 여행을 가고 곤충 채집과 수정 키우기 등을 즐기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저자는 이제 직각의 드높은 콘크리트 건물 사이로 둘러쌓인 뉴욕에 살면서 초록의 자연을 그리워했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위안을 삼기 위해 주변의 공원에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시간을 즐기게 되었는데, 산책을 하면서 눈에 띄는 들꽃들, 날아다니는 새들, 잠자리 떼 등등의 자연들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이 책의 집필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는 중산층들이 살고 있는 한적한 주택가에도 다람쥐들을 비롯해 온갖 야생동물들이 자주 주택가 나무들 사이로 뛰어다니고, 갖가지 야생 들꽃들과 나무들, 새들이 날아든다. 반면 콘크리트 바닥을 벗어나려면 꽤나 시내를 빠져야하는 우리나라는 그러한 기회를 어릴 때부터 접하기 힘들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말에 차를 타고 멀리 도심을 빠져나가기 전에는 저자가 발견한 이런 많은 초록빛 날자연들을 접하게 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국내에도 시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저자보다 훨씬 더 많은 체험을 가지게 되겠지만 도심에 사는 대다수의 어린이/청소년들에게는 자연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저자의 눈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구조에서부터, 밤이면 광대한 하늘에 반짝거리는 별들과 달, 낮에는 지구를 환히 비추는 해, 그리고 지구와 이 모든 하늘 위 천체의 세상이 만들어내는, 날씨변화, 무지개, 폭풍, 눈송이, 일몰, 별자리 등의 모든 자연 현상들부터 시작하여 서서히 그 범위는 꽃과, 곤충, 숲속의 생물, 야생동물, 새, 물고기 등의 생명체들에게로 옮겨간다. 그림으로 포착한 자연의 세계는 사진만큼 정교하지는 않지만, 사진이 가지지 못한 장점들이 있다. 그림에 의해 단순화된 자연의 요소들과 생명체들과 자연의 특성들을 보다 명쾌하게 알 수 있다. 무엇인가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시각적인 명료함만큼 중요한 것이 없을 것이다. 특히 자연은 그렇다. 

 



우리를 둘러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 새들, 나무와 풀과 돌멩이와 별과 해 그 모든 것들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설명은 단순하지만, 그 생명에 가만히 주의를 기울여본다면 알고 싶게 되고 알게 되는 기본적인 것들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