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노통브] 푸른 수염
푸른 수염 -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열린책들모든 빛이 차단되어 캄캄한 암실은 비밀이 봉인된 곳이다. 그 곳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 애초부터 규칙이 그랬다. 금단의 열매는 탐스럽게 익어 향기를 뿌리지만 먹을 수 없다는 것, 먹으면 자멸을 초래한다는 것. 모든 금단의 구역, 금단의 열매에 대한 신화는 그렇게 시작되고,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고,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에 들어가고,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하지 말하야 할 것을 말함으로써 비극적 신화가 완성된다. 그녀들이 암실에 들어서는 순간은 마지막 절제된 욕망의 끝에서 금단의 열매를 향해 손을 뻗치는 행위였다. 누구나 그것을 알지만, 그곳은 어서 들어오라고, 어서 먹어보라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그러나,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은 구역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