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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밖 여운/교양

[임동근]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운 서울의 역사는 대한민국 역사이기도 하다. 1965년에서 1915년 사이 50년동안 서울 인구는 10배 증가하였다. 20년간 매년 50만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했다. 서울이 커가면서, 서울이라는 도시 행정은 중앙 정부의 행정과 상호 작용하며 다른 모든   지방 도시들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했을 것이다.  이렇게 급격하게 커가는 서울을 누가 어떤 정치적 행정적 헤게모니를 잡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삶은 운좋은 사람들은 로또 당첨자들처럼 대박 행운을 잡기도, 재수없는 사람들은 돌고 돌다 막차 폭탄을 끌어안고 쪽박을 차기도 하면서 오늘날의 서울 메트로폴리탄이라는 거대도시가 만들어졌다. 


저자 임동진은 박사 논문이자 10년간 지속해온 연구 결과물인 서울을 통치하라를 정리하여 김종배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하여 대담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찾아보니 팟빵에서는 지워졌고,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잘 정리된 책으로 읽다가 눈을 좀 쉴겸 귀로 들으려고 정리안된 대화체로 들으니 귀에 쏙쏙 안들어와서 책으로 그냥 읽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린벨트만은 박정희의 업적이라고 생각했다.(p11)"


이건 ‘책을 펴내며’에 첫 줄에 쓴 김종배 진행자의 말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계획없이 추하게 비대하게 자라난 도시에서 조금 떨어져 나가면 바로 푸른 언덕,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는 한국 땅의 보존에 처음부터 안목있는 정책을 강제할 수 있던 어떤 저아할 수 없었던 힘의 존재를 민족의 이름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바로 그린벨트와 같은 멀리 내다보고 집행한 친환경적인 정책이었으리라. 그것이 독재와 장기 집권으로 얼룩진 가슴아픈 현대사를 아주 조금이나마 보상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것은 철저한 자본의 논리였고, 정치의 논리였다. 그러니까 수요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환경이라는 교묘한 꼼수를 썼으며, 그것이 또다시 개발의 논리에 따라 늘어나는 서울의 인구를 수용하는 아파트 공화국의 수요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을 여야라는 정치적 색안경을 벗고, 다 똑같은 정치의 논리, 자본의 논리, 행정의 논리로 이해할 수 있었다.  스포일러를 하자면 원하는 지역의 땅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의 땅을 묶어놓는다. 그렇게 단순한 거였다. 이렇게 이 책은 복불복 게임의 첫판이 결국은 게임의 끝판을 결정해버린 주택 로또의 역사가 시작된 지점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이르는 50년 서울을 정치지리학적으로 바라보고 정리한다. 


동사무소의 탄생 배경, 1963년의 서울 확장의 배경과 이상한 금긋기 게임의 실체, 체비지 매각과 말죽거리 신화, 그린벨트도임의 진짜 이유, 그리고 그 효과와 영향, 그 누구도 그 안에서 살려고 원하지 않았던 한국형 아파트의 등장과 건설회사, 건설 경기, 건설 사업에 대한 이야기, 아파트 분양이라는 국가 주도의 로또와 중산층 신화의 탄생배경,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역차별, 지방자치제가 불러온 역효과와, 금융위기 이후의 변화들 MB 시장의 정책과 박원순 시장의 비전까지. 다루는 내용들은 서울이라는 공간을 둘러싼 정치와 행정의 역사이자, 그것이 만들어낸 한국인의 삶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