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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이름으로 추구된 자유와 진리 [도서]거장과 마르가리따 (상) 미하일 불가꼬프 저/홍대화 역 열린책들 | 2009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19세기 말에 태어나 의사의 길을 걷다가 1919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불가꼬프는 후에 의사의 길을 완전히 접고 많은 작품을 발표하지만, 1929년 이래 반소비에트적이라는 이유로 강요된 침묵 속에서 모든 작품의 출판과 공연이 금지된 채로 고통을 겪다가 죽었다. 이 작품은 1928년 집필을 시작해 1940년 사망 직전까지 수정과 보완을 거듭했던 작품으로, 작가의 최고작이면서 20세기 최고의 러시아 소설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책의 서두에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후에도 검열은 끝나지 않았고, 사후 26년만인 1966년에야 빛을 보게 되었다. 현실과 비현실이 이루는 모호한 경계, 소설 속의 소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떠나신.. [도서]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저/이세욱 역 열린책들 | 2009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에코만큼 수식하는 말을 많이 가졌던 사람도 드물 것 같다. 기호학자이고 미학자에, 철학자, 역사학에 소설가라는 다양한 방면의 전문영역이 보여주듯, 그는 6~7개의 언어에 통달한 언어의 천재였다. 자유분방한 의식의 흐름 곳곳에서 생생하게 포착되는 무한한 분야의 해박한 지식은 샘솟는 물처럼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지만, 이제 에코의 호탕한 이미지는 표지에 박제된 채로 우리 곁을 떠났다. 씨실과 날실의 규칙적 조합을 넘어선 방대한 지식의 복잡한 직조 방법으로 독자는 자주 그의 책에서 길을 잃지만, 그의 책들이 꾸준하게 읽히고, 사랑받는 이유는 해학과 풍자로서 포용한 익살맞은 세계에 대한 따뜻..
전기도 내 손으로 만들어서 쓰는 시대 [도서]태양광 발전기 교과서 나카무라 마사히로 저/이용택 역/이재열 감수 보누스 | 2016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만일 비상 사태가 발생하여 전원 공급이 끊긴다면 어떻게 될까. 몇해전 한여름 전력 공급이 아슬아슬한 상황에까지 갔었던 걸 생각하면 이런 일은 언제 어떻게 닥칠 지 모른다는 걸 염두에 둘 것을 경고한다. 실제로 2003년 미 북동부에서 이틀동안 발생한 대규모 정전이나 천재지변에 의한 정전이 하루 이상 지속되었을 경우, 우리의 삶은 엄청난 불편을 겪게 된다. 전쟁이나 비상사태에 대비한 먹을 것, 입을 것, 약품 등의 용품은 준비해둘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캄캄한 밤 한 마디의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는 라디오 공급 전원과 스마트폰을 켤 수 있는 전력 등이다. 때로 오지에 멋있는 집을 짓고..
보고,듣고,말하고, 공감하고, 그 모든 것은 뇌가 하는 일 [도서]감각의 제국 문동현,이재구,안지은 공저/EBS MEDIA 기획 생각의길 | 2016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우리 몸의 여러 감각 중 가장 쓸모없는 것 하나만 골라보라고 한다면 아마도 몸을 아프게 만드는 통증을 고를 것이다. 통증이 진화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몇 해전, 통증이 없는 남자가 맞는 일을 하면서 근근히 먹고 살다가 여자 친구를 만나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병이 있었고, 실상은 영화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실제로 '선천성 무통각증 및 무한증(CIPA)'이라는 병을 가진 한별양은 아픔을 통해 자기 몸을 보호할 수가 없게 되어, 수없이 뼈가 부러지고 살갖이 찢기는 등,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관절과 다리는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발목부터 고관절까지 연골은 모두 닳아없어졌..
타인의 증거 [도서]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중) 아고타 크리스토프 저/용경식 역 까치(까치글방) | 1993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2편의 제목은 다. 세 편의 소설은 따로 발표 되었고 이 세 개를 합쳐서 한권으로 국내에서 출판되었지만 내용은 연결된다. 연작소설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을텐데 각기 별개의 소설로 읽어도 충분히 각자의 완결성이 주어진다. 1편 비밀노트(노트북:원제)에서는 쌍둥이 소년의 시점에서 우리라는 1인칭 복수 시점으로 글이 쓰여졌는데 마지막에 둘은 스스로의 결정으로 분리되며 끝난다. 할머니가 죽고 아버지가 나타나자 소년은 아버지가 국경을 넘는 것을 도와줄 것을 요청한다. 이 기회를 틈타, 소년들 중 하나가 아버지의 죽음을 밟고 국경을 넘는다. 이 어마어마한 반전은 소년들..
코미디같은 고민 상담-쓰는중 [도서]비밀보장 송은이,김숙 공저 다산책방 | 2016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책을 받고, 아 진짜 무슨 이런 책을 보냈대, 수준을 어떻게 알고..라고 툴툴 거리며 테이블 위에 두었다가 마감일이 이번주까지라고 카톡에서 삑삑거리기에 게놈 책을 읽다가 머리좀 쉬어갈 생각으로 들었다가, 오히려 이 책 먼저 끝내게 되었다. 엄청 재밌다. 뭐가 어떻게 재밌냐면, 웃기다. 엄청 웃겨서 낄낄거리면서 읽는데 읽다보면 꼬돌꼬돌 씹히는 알맹이들이 있는 거다. 티브이를 많이 안봐 잘은 모르지만, 일박이일, 무한도전 이런 오락 프로그램들이 남자들 중심의 리얼 버라이어티로 가기 시작하면서 여성 개그맨들을 보기가 힘들어졌던 것 같은데, 그런 추세는 십여년간 계속되는 게 아닌가 싶다. 송은이와 김숙이 원래 엄청 친한 선후배 관계..
두 명의 엄마 , 두 명의 아들, 한 명의 애인 [도서]그랜드마더스 도리스 레싱 저/강수정 역 예담 | 2016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이 책의 첫번째 중편 는 영화로 제작되어 국내에는 2013년 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도리스 레싱의 작품을 로 접했던 바, 기대도 컸지만 무엇보다 19금 선정성을 기대하게 하는 자극적인 소재를 어떻게 이 노벨상 수상자가 문학성 높은 작품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영화에서는 나오미 와츠의 전라가 공개되어 화재가 되었다고도 하는데 소설은 두 명의 엄마와 두 명의 아들이 서로의 가족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거의 한 울타리에서 어떻게 그들만의 낙원을 구축하는지를 보여준다 . 학창시절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언제나 단짝 친구가 았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른 반이 되면 벨이 울리기가 무섭게 서로를 찾아..
생명을 주었고, 생명을 위협하는 우주 [도서]우주의 여행자 도널드 여맨스 저/문홍규 감수/전이주 역 플루토 | 2016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어린왕자가 온 별 B612은 아주 작은 소행성이어서, 의자를 조금만 움직여도 해지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해지는 풍경을 좋아하는 낭만주의 어린왕자는 때로, 하루에 40번의 일몰을 본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어린왕자의 행성에서 하루는 얼만큼일까? 소행성의 자전 주기는 짧게는 30초 미만에서 길게는 몇 주에 이른다고 한다. 보통 지름이 150미터 이상인 소행성은 자전주기가 두시간 이상이지만 그보다 작은 소행성은 대개 두 시간보다 짧고 위성까지 거느린다. 그 이유는 조금 설명이 필요한데, 대개의 소행성들이 느슨하게 결합된 소행성인데, 너무 빠르게 돌면 암석들이 떨어져 나가 다시 그 모 소행성을 공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