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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과 추리의 공통분모 [도서]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나다 움베르토 에코,토머스 A. 세벅 공저/김주환,한은경 공역 이마 | 2016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한글로 기호라고 하면 얼핏 생각하기에 컴퓨터 자판 상에서 특수문자류에 해당되는 기호들이 떠오른다. 조금 더 주변을 돌아보면, 교통표지라던가, 화장실 표시 같이 문자 대신 간단한 그림으로 글로벌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표시해놓은 모든 표식이 생각난다. 책의 제목은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나다 라고 되어 있는데 책의 초장부터, 기호학자 퍼스의 연역법, 귀납법, 그리고 가추법에 의거한 추리와 홈즈의 추리를 비교하면서 시작된다. 이것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추리와 기호학 사이의 연결관계를 셜록 홈스의 예를 통해 논한다. 기호학이라는 개념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없이 읽기..
김광석이 떠난 자리에 남긴 음악과 철학 [도서]김광석과 철학하기 김광식 저 김영사 | 2016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김광석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음악 뿐만 아니다. 한 시대의 청춘이 품었던 이상, 그 속에 핀 청춘의 그림자들을 향수와 기억속에 고스란히 남겼다. 이제 그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김광석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항상 80년대의 좌절된 꿈이 또아리처럼 남겨져 있다. 그가 자신만의 깊은 울림을 음악에 남기고 스스로 떠날 수 밖에 없었음에 대해 시간이 지난 오늘, 김광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젊은날의 꿈을, 젊은날의 사랑을 젊은날의 슬픔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내가 평생 살면서 철학이라는 분야가 가장 난공불략의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해왔는데, 최근 몇 권의 철학 입문서를 읽었다. 꽤 오래전에 읽었지만 철학에 관련된 책이라고는 에서 늘상..
남자를 위해 화장을 고치는 여자들은 지하에 있다. [도서]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저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에디톨로지 이전에 나온 김정운 교수의 책들은 제목이 죄다 , , 라는 식이어서 좀 저렴해보이고 자극적이어다. 당연히 거들떠도 안봤었다. 에디톨로지는 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사까마까하다가 이 책이 나왔길래 우연히 봤는데 너무 재밌게 읽어서 주위에 읽으라고 추천 엄청 많이 해서 산 친구들 많다. 21세기북에서 상줘야 함. 친구들한테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단 재미있고, 킬킬거릴 만한 대목이 많아서다. 아무리 유용한 책이라고 하더라도 류의 정통 인문, 과학 서적류는 친구들에게 추천했다가 돌팔매질 당하기 쉽다. TV에서 나와서 말할 때 보면 참 재미있게 말도 잘하는데, 글도 똑같이 잘쓴다. 그는 오십..
너무 늦어버린 이름 아버지 [도서]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알랭 레몽 저/김화영 역 비채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아주 사소한 것에 삐치고, 한 번 삐치면 회복하는 데 아주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뒤끝도 한없이 긴, 배 나오고, 머리 듬성듬성한, 오십 넘은 쓸쓸한 인간.' 이것은 '아빠'의 새로운 정의다. 김정운은 의 글 에서 그의 가족들이 아빠라는 말에 담은 뜻을 이렇게 설명한다. 뒤끝 없는 사람도 있고, 머리 숱 많은 사람도 있고 근육질에 탄탄한 체형을 갖춘 아빠들도 있다. 가정마다 제각기 다르겠지만 '아빠'에게 적용되는 정의에 들어가는 공통의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쓸쓸함일 것이다. 남자가 나이먹어가는 것에는 쓸쓸함이 따라다닌다. 중년 남자의 쓸쓸함은 가끔은 딱하고, 가끔은 애틋하고, 또 가끔은 안타깝다. 그들에게..
고립은 자체적인 형태의 교제를 제공했다. [도서]저지대 줌파 라히리 저/서창렬 역 마음산책 | 2014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요즘 서점계에서 이라던가, 때로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든가 하는 제목의 책들이 대세다.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필요성과 자각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건지 반대로 서점계가 대세를 만들고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그 고요한 시간에 대한 필요가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분위기에 편승해서 홀로 있는 시간을 떳떳하게 주장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결론 내려본다. 1년 넘게 전에 읽은 책을 소환한 문장은 이것이었다. 고립은 자체적인 형태의 교제를 제공했다. 자신의 방의 믿음직한 고요, 저녁의 변함없는 정적,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게 될 것이며 어떤 방해도 어떤 뜻밖의 일도 없을 것이라는 약속 등이 친구가 되었다. 그 친..
견딜 수 없으면 그만둬라. 죽는 것 보다는 낫다. [도서]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키타가와 에미 저/추지나 역 놀 | 2016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삶과 죽음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달려오는 철로에 몸을 던지고자 눈을 감고 의식을 놓고 있는 아오야마와 같은 순간과 비슷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 직장 초년생들이 있을 것이다. 너무나 오랫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를 쓰다가 겨우겨우 바늘구멍 같은 정규직 직원이 되었을 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경쟁 현실은 자주 가혹하다. 널리고 널린 실업자들을 아무때나 갖다 쓰면 된다는 마인드를 가진 사측에게 초년생들은 때로 아무렇게나 불쏘시개처럼 쓰다 버릴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떻게 적응을 하여 실적이라도 높이려니, 이젠 그를 음해하고 시기하여 음모를 꾸미는 선배가 나타난다. 어렵게 따..
인간과 기계의 미래 생태계 [도서]통제 불능 케빈 켈리 저/이충호,임지원 공역/이인식 해제 김영사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저자 캐빈 켈리는 과학기술문화 잡지 창업자 및 초대 편집자이고, 이 책을 1994년에 썼다. 20여년동안 국내에서는 소개되지 않았었는지, 2015년 11월에 초판 1쇄라고 나와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최신 기술과 미래를 전망하는 종류의 책이 20여년이나 넘게 이제서야 번역된 이유는 무엇일까. 내용이 양적으로 너무 방대한 까닭에 어느 출판사에서건 어느 역자건 그동안 이 책을 번역할 만한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로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이제서라도 나온 이유는 책자 맨 뒤의 작은 글씨 '이 책은 해동과학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과 김영사가 발행합니다.'라는 문구에서 찾을 수 있었다. ..
그 애가 내 곁에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도서]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이종인 역 열린책들 | 2012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헤밍웨이의 를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었고, 그것도 매우 지루한 장편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랑 착각한 것은 아닌지, 한도 끝도 없는 독백이 대양처럼 이어지고 혼자서 하는 치열한 물고기와의 투쟁을 읽는 몹시도 힘겨웠었던 기억이 완전한 무에서도 자라날 수 있는 것일까? 때때로 기억은 심한 왜곡을 거쳐 전혀 새로운 사실로 태어나기도 한다지만, 노인과 바다를 지루하고 읽기 힘든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펼쳤는데, 단편과 중편 사이의 짧은 소설이었고, 하드보일드 문체라던 짧고 남성적인 헤밍웨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