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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밖 여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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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스 드 케랑갈]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육체와 정신은 양분될 수 없다. 육체를 움직이는 것이 정신을 관장하는 것과 같은 기관에서 이루어지므로, 정신의 모든 작용이 끝나면 육체 역시 움직일 수 없으므로.. 시몽의 심장이 뛴 이유는 시몽의 심장을 관장하는 뇌가 시몽의 다른 모든 정신적 조건들과 소통하며 심장의 박동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뇌가 정신을 처리하지 못할 때, 뇌는 육체의 기관인 심장을 처리하지 못하고, 심장이 스스로의 몸에서 내는 에너지와 호르몬과 화학작용으로 뛰지 못할 때, 그 심장은 이미 죽은 자(뇌사자)의 통제하에서 벗어났으므로, 시몽의 것이 아니라고 간주한다(누가?) 불과 몇시간 전에, 쿵쾅거리는 심장이 시키는 대로, 파도 소식을 듣고 백킬로미터를 달려 집채만한 파도를 넘나들던 활력 넘치는 시몽이 돌아오던 길 교통 사고로 죽어가고..
[줄리안 반스] 시대의 소음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는 한, 죽음의 공포를 경험한 사람이 ,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데 있어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스스로 죽거나 타협하거나다. 차선으로 망명의 길을 택할 수도 있었겠지. 아마도 그건 배반이고, 체제에 순응하는 것 이상으로 역겹긴 마찬가지일 터였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양분된 세계에서 어느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선택한 서방 체제에 충성한다는 전제가 필요할 터이니 말이다. 만일 그랬다면 그 작곡가는 자본가들이 열광하고, 서방 체제가 선호하는 곡을 써야 했을 지 모른다. 얼마 전 읽은 러시아 문학 강의에서도 망명을 택할 것인지, 작품 활동을 금지당한 채로 전제 정권이 망할 때까지, 혹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살아 남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했던 스탈린 시대의 수많은..
[반디]고발 고발 (더블커버 특별판) - 반디 지음/다산책방다같이 행복한 사회는 불가능한가. 낙원을 건설하려고 뿌린 피는 더이상 동작하지 않는, 아니 처음부터 동작 가능하지도 않았던 공허한 미몽의 실현 과정에서 생겨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찌꺼기로 체제를 유지한다. 전세계 인류 역사를 통해 이런 게 가능했던 사회가 있었을까. 한 때 막스의 ‘공산주의 유령’이 뜨거운 피를 수혈받아 동구와 구소련을 지배하던 당시에도 북한처럼 폐쇄되고 억압된 사회였을까. 동작 불능의 체계를 인정하고 수정하는 대신, 그 오작동 사회를 설계한 설계자를 신격화하고, 애초 피뿌리며 꿈꿨던 세상, 그곳이 바로 지금 여기라고 바로 눈 앞에 있다고 속고, 속이고, 속는 척해야 그 궁핍 속에서도 목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형적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
[바바라 오코너] 위시 나로서는 두번째 읽은 바바라 오코너의 소설이다. 감각적으로는 프레드릭 베크만 엉뚱함과 따스함을 품고 있는 류의 소설인데, 살짝 더 낮은 연령층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살짝 심심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어른들도 볼만 하다. 고작 두 권 읽고 작가의 작품 세계를 논하는 게 온전히 맞는 말 아니겠지만 전작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과 함께 놓고 보면 바바라 오코너의 작품에 몇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아버지의 가출로 가세가 기울자 집에서 나와 차에서 생활하게 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아버지는 부재중이고, 아이는 집을 나와 다른 곳에서 생활한다. 차에서 지내는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전작처럼 집이 아닌 이모집에서의 생활에서도 조금씩 적응해 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어머니의 역할인데 전작에서 ..
[구병모] 한 스푼의 시간 - 무너진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도서]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저 예담 | 2016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내가 한국 문학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그 중에서 구병모와는 인연이 여러번 닿았다. SF 소설이라니,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모질고 비루한 실제를 거침없는 이야기로 자아내는 작가의 솜씨로 빚어낸 SF적 상상력이 어떤 작품을 탄생시켰을 지 무척 기대되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과학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이 점이 좋았다. 누가 미래를 아는가. 상상력만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기술에 갇혀 있을 때, 즉 기술의 제약 내에서는 진정한 미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무엇인가, 현재의 기술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먼저 상상했기에 그 기술이 만들어지는거다. SF 작가들 중에는 ..
[전아리] 어쩌다 이런 가족 - 내 딸의 xx 동영상 유출을 막아라! [도서]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저 다산책방 | 2016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이혁진] 누운 배 -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될까 [도서]누운 배 이혁진 저 한겨레출판 | 2016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도란도란 둘러 앉아 무서운 이야기를 했던 시간들 [도서]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저 네오픽션 | 2014년 08월 내용 편집/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