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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질병 정복의 꿈 http://blog.yes24.com/document/11091740 [도서]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이성규 저 MID 엠아이디 | 2019년 01월내용 편집/구성 매일 되풀이되는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알게 모르게 변화는 조금씩 일어난다. 과거에 난치병으로 알려진 병들이 기적적인 신약의 발견과 새로운 처치로 치료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럼에도 아직, 아니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치료되되는 질병보다는 치료되지 못하는 질병들이 훨씬 많다. 그 흔한 암, 당뇨병, 치매와 파킨슨병, 당뇨와 비만, 에이즈, 독감까지 흔하디 흔한 주요 질병들은 아직까지 주사 한 방 한줌의 약으로 즉시 치료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 번쯤 이렇게 발달된 문명을 사는 우리들에게 의료학적 진전은 얼마만큼 왔는..
[루키우스 아폴레이우스] 황금당나귀 1800년 전쯤 루키우스 아폴레이우스가 쓴 산문 방식의 소설로 세계 최초의 운문 방식의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시대였다고 하고 공간적 배경은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지중해 연안 이곳 저곳을 떠돌다가 로마로 간다. 장편 소설이라고 하지만 소설 속에 여러 다른 소설들이 비중이 별로 없는 작중 인물들을 통해 전달되는 형태로 되어 있어 천일야화와 비슷한 형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주 스토리의 드라마틱함과 주인공의 고생담의 비중이 전체 이야기들 중 가장 크므로 장편 소설의 범주라규 해도 큰 무리는 없다. 돈키호테를 비롯한 여러 근대 소설들이 이 소설 속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고나 차용했다고 한다. 메인 스토리는 호기심 강한 루키우스가 마법 덕후여서 덕질하다가 당나귀로 변..
[시가 아키라]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책이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지인의 가족이 잃어버린 당사자 명의로 수백만원의 대출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게 진짜로 일어나는 일이구나 싶었는데, 이 소설은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이 단순히 스마트폰 액세스만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지를 신랄하게 보여준다. 칠칠맞지만 순진한 도미타 마코토는 택시에 스마트폰을 두고 내린다. 스마트폰의 대기화면은 여친 이나바 아사미와 함께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다. 그 남자의 스마트폰 속에는 아사미를 졸라 찍은 누드 사진이 들어있다. 스마트폰을 습득한 남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사람 뿐 아니라, 그 스마트폰에 저장된 지인까지 그들의 운명은 잠재된 범죄에 노출된다. 그렇다면, 도미타 마코토의 스마트폰을 주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1부 세트 - 전8권 -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씨앗을뿌리는사람보르코시건 시리즈는 현대 스페이스 오페라의 양대산맥 중 하나라고 한다. 30세기의 우주. 지구인들은 자연계의 웜홀로 다른 항성계로 이동하는 방법을 발견했고 제국을 건설한다. 각 항성들은 고유의 문화와 정치 체계와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바라야 행성은 한동안 웜홀이 막혀 수백년간의 고립시대를 경험했고, 그에 따라 뿌리깊은 남여차별 사상과 (다른 행성에서 볼 때) 야만적 문화를 가지고 있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에서 연대기 순으로 출간된 세트 상품을 구매했는데, 나중에 2권이 더 나와서 국내 출간은 총 10권이다. 은 나중에 나왔지만 연대기순으로 먼저다. 주인공 마일즈가 태어나기 전 부모 세대가 적국의 포로로 ..
[구병모] 네 이웃의 식탁 정부의 출산우대정책으로 세자녀 출산을 조건으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12세대 실험공동주택에 입주한 은오와 요진은 먼저 입주한 세 가정에서 마련한 조촐한 환영식에 초대된다. 사람들이 처음 만날때 으례 묻고 답하는 질문, 은오와 요진은 이 질문이 편치 않다. 먼저 선수를 쳐 자신이 집안 일을 하고 아내가 돈벌러 나간다는 말에 앞으로 서로 도우며 한가족처럼 살아가게 될 이웃들은 아 그렇구나로 만족하지 못하고 간만의 차이로 미리 입주하여 이미 누군가의 주도로 형성된 친목과 분위기의 권력을 이용하여 교활한 방법으로 남의 아픔을 집요하게 캔다. 첫만남에 밝히고 싶지 않은 사정이 있는 거고 ‘제가 능력이 안되다 보니 아내가 출근을 합니다’ 라고까지 했으면 더는 캐지 않는 게 예의지 이런 거 물어도 되나 모르겠네 라고..
[아멜리 노통브] 적의 화장법 배경은 공항 대기실 인물은 딱 두 명이다. 장면도 거의 바뀌지 않은 채 두 사람의 대화로 이어가고 있는 소설은 2인극을 위한 희곡을 연상시키는데, 적의 화장법이라는 제목이 낯설다. 우리가 화장을 하는 이유는 잡티와 주름을 얼굴을 잘 포장해서 예쁘게 만들기 위해서다. 남에게 잘보이기 위해서도 하지만, 자기 만족을 위해서도 한다. 누구더라, 레이먼드 카바였나, 작가 중 누군가는 작업실로 쓰는 방에 가기 위해 옷을 단정하게 입고 식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간다고 하던데, 화장이던 옷이던 단정하게 입는 이유 중 하나는 내면에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를 추악한 것들을 덮고 추구하는 현재에 몰두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양복을 차려 입고 컴퓨터에 앉으면 게임을 하거나 악플 같은 걸 달러 찌질한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는 대신..
[유시민] 역사의 역사 역사의 역사 - 유시민 지음/돌베개 이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리뷰를 쓸 때 썰전 연상작용으로 노회찬 의원이 생각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관련없는 일들이 서로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고 받으며 흘러가는 것. 우아하게 미끄러지듯 물 위를 떠다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백조나 오리가 보이지 않는 물 속에서 끊임없이 발차기를 하고 있음을 종종 간과하듯 역사서에 등장하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그 사건을 그러니까 역사를 가능하게 했던 보이지 않는 발차기는 자주 생략된다. 기무사 문건을 통해 드러나는 사실은 지금은 추억처럼 회상할 수 있게 촛불 정국 중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우리를 뒤로 회전하는 역사의 바퀴 위에 태워 놓을 수도 있었을 흉괴와 반역의 음모가 숨어 있었을 수도 있었음을 시사한다. 그리 춥지 않..
[도리스레싱] 19호실로 가다 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문예출판사는 여성독자들이 사랑했지만 남성들 또한 좋아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레싱이 직접 밝힌 소설인데, 나 역사 이마를 딱 치며 아 이거다 싶게 유쾌했다. 이 소설집 중에서 가장 좋아했다고 볼 수 있다. 남자 또한 좋아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운 건 이 남자가 홍상수 영화에나 나옴직한 전형적인 찌질남이고, 유명 여성과의 섹스를 통해 정복력과 성취감을 금메달처럼 전시하는 남성의 심리를 통쾌하게 조롱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성폭력에 대한 법적 규제나 안전 장치가 부족했던 시대에, 남녀의 섹스라는 행위가 남성에게는 정복, 여성에게는 굴복이라는 프레임 속에 위치했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만일 이 소설을 100년 쯤 후에 읽는다면 이게 무슨 뜻인지, 무슨 맥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