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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샌드] 센서티브 민감하다는 말이 때로 부정적인 의미로 들릴 때가 많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스스로 민감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민감한) 권리를 행사하려 하는 경우 민감성을 존중받기 보다는 이기적으로 비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얼마전 서울대 병원에서 있었던 일인데, 외래 환자와 입원 환자들을 위해 가벼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카페 정도만한 크기에 천장까지 책이 꽂혀 있고, 신간을 비롯해 읽을만한 책이 꽤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편이다. 먹을 것을 가지고 들어오거나 전화통화는 금지되어 있지만, 카페 분위기처럼 되어 있으므로 소곤소곤 떠드는 것은 허용되는 편이다. 또한 개방되어 있는 도서관 구조상, 바깥의 일반인의 소음이 들어오고, 바로 옆에서 공사중이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
[하타케야마소] 대논쟁 철학 배틀 철학책을 읽으면 가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는 결론도 없고 답도 없고 쓸모도 별로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이 만든 여러가지 개념들은 그 철학자의 생각을 그 철학자가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여 깊이 있게 파고 들어야 대체로 가능하다. 고등학교 때도 윤리 시간에 철학을 조금 배웠고 대학때도 교양 시간에 배운 것 같긴 한데, 그 때 배운 건 개념의 나열에 불과했을 뿐, 그 개념의 진정한 의미와, 그것이 실생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수학이나 뭐 과학 심지어는 역사 같은 것 조차 학교 때 배워서 아는 거랑 성인이 되어 특정 주제의 책을 통해 아는 것은 천차만별인데, 유독 철학에 있어서 만큼은 책을 읽어도 학교 때 배운 것에서 별로 나아가는 게 없다. 그러니까 어쩌다 얻어 걸..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20세기 이래로, 그 어떤 사상을 추종하건, 그 어떤 종교를 따르던, 혹 그 어떤 정치 체계를 선택하건, 인류 모두가 공동으로 동의하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 개인의 자유와 평등은 헌법상으로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요 가치로 채택하고 있는 근본 가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헌법이 안지켜지는 문제는 별도의 문제로, 예를 들어 강력한 신분제로 사회 질서를 이루고 있는 인도에서조차 헌법 자체로는 이를 부정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개인의 자유와 평등 인권 등의 가치는 인류 공동의 가치다. 대한민국 헌법 1조에 따르면, 1장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1항과 2항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선포한 이 주권과 권력을 국민이 언제 가졌으..
[선대인]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 선대인 지음, 오종철 기획/다산북스고성장 고금리 시대에는 어디에 투자하든 무슨 장사를 하든 대체로 수익이 높았다. 부모님세대들이 땅이든 집이든 사주면 오른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계신 건 그 때문이다. 어른들의 경험이 현재와 미래에도 통한다고 믿다가는 파산할 지 모른다. 대신 경제를 알자. 알고 싶지 않지만 거지꼴을 면하지 않으려면 읽어야 한다. 금리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금리가 높은 곳으로 흐른다 2015 년을 기준으로 외국인 단기투자 자금은 650조 원 규모다 gdp 총액 절반 가량인 엄청난 규모다 .외국인 전체 투자자금은 1100 조 원을 넘는다. 경제규모가 작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따라서 올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올리면 한국..
[커트 스텐] 꼿꼿하고 당당한 털의 역사 헤어 저 까마득한 생명의 탄생과 진화 과정 속에서 인간으로 도달했을 때, 살아가는데 매우 도움이 될만한 기능들을 잃는 케이스가 종종 있는데, 털이 그 한 예가 아닐까 생각했다. 털이 없으니 온갖 동물을 잡아서 털옷을 입고, 그 동물들은 멸종시키지 않았는가. 왜 필요한 털을 진화 과정 속에서 떨어뜨려놓고 머리카락과 몇몇 털들만 남겨놓았을까 궁금했다. 물고기가 숨 한 번 크게 쉬고 물밖에 나와서 생활하고 들어가고 하기 시작하던 시절, 그러니까 물밖으로 나오던 시절엔 털이 없었기에 양서류들은 털이 없는 것일텐데, 포유류로 진화하면서 만들었던 털을 왜 인간은 다시 없앴을까, 이 추운 겨울을 털들이 있었다면 난방비 걱정 없이 훨씬 따뜻하게 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진화과정에서 직립보행을 선택한 인간이 멀리 보는 것에 ..
[리처드 도킨스] 지상최대의 쇼 어떤 동물이 하등하고 어떤 동물이 고등하다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편견임에 틀림없다. 모든 현생 생물둘운 각자 그들먼의 생존 방식으로 선택적으로 진화해 적응해 왔으며 단지 어떤 동물이 시간이 발달했다면 또 다른 동물은 촉각이 발달 했거나 어떤 동물이 두뇌가 발달 했다면 또 어떤 동물은 다리가 발달 했거나 각자의 방법으로 선택되어 살아남는 것이다. 존재의 대사슬에는 모든 생명체에 위기 관계를 부여하는 논리에서 비롯된다. 중세 인간들이 남녀의 위계관계를 세우고 불과 한세기 전까지만 해도 인종간의 위계 관계를 세워 놓았듯이 말이다. 도킨스는 이렇게 인위적인 위계 관계의 맨 꼭대기에 신이 있고 그밑에 각종 천사들이 있고 그 밑에 각종 계급과 인종으로 다시 구분되는 인간들이 있고 그 밑에 동물 그 밑에 식물 그 ..
[바바라 오코너] 위시 나로서는 두번째 읽은 바바라 오코너의 소설이다. 감각적으로는 프레드릭 베크만 엉뚱함과 따스함을 품고 있는 류의 소설인데, 살짝 더 낮은 연령층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살짝 심심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어른들도 볼만 하다. 고작 두 권 읽고 작가의 작품 세계를 논하는 게 온전히 맞는 말 아니겠지만 전작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과 함께 놓고 보면 바바라 오코너의 작품에 몇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아버지의 가출로 가세가 기울자 집에서 나와 차에서 생활하게 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아버지는 부재중이고, 아이는 집을 나와 다른 곳에서 생활한다. 차에서 지내는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전작처럼 집이 아닌 이모집에서의 생활에서도 조금씩 적응해 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어머니의 역할인데 전작에서 ..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2] 과학자의 베틀에서 실을 풀며 도킨스의 두 권짜리 자서전 중 1편의 초판은 영국에서 2013년에 출간되었고, 2편은 2015년에 출간되었는데, 두 권 합해서 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 1권은 비교적 시간 순으로 그의 선조와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과 대학원을 마치고 강의와 연구를 시작하고, 그의 대표적 진화 프로그램인 바이오모프를 프로그래밍하는 단계까지다룬다. 인생의 유년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마지막 챕터쪽으로 가기 전까지는 어려운 내용도 없고 읽기도 수월하다. 2편은 옥스포드 동물학부에서 강사가 된 이후부터 그의 경력을 주제별로 기술한다. 이기적 유전자를 쓰게 되는 내용은 이미 인생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1권에서 다루고 있는데 1권에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생명에 대한 탐구가 신앙과 종교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주저함없이 드러..